Gallery Lili
Westerlies

Westerlies

작가
김동원
연도
2002
재료
전기 센서, 대형 송풍기, 환봉, 철판, 압력 마이크로스위치
크기
7400 × 2760 × 2100 mm
위치
한전 아트센터, 서울, 대한민국

이 작업은 공간 안에서 ‘이동하는 과정’을 통해 감각과 인식을 변화시키는 참여형 설치 작업이다. 관람자는 구조 위를 직접 걸어 올라가며 작품에 개입하고, 그 과정 속에서 점진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. 구조는 단순한 계단 형태를 기반으로 하지만, 각 단계는 동일하지 않다. 한 단씩 올라갈수록 전면에서 작용하는 바람의 강도가 점점 증가하며, 관람자는 그 흐름을 몸으로 직접 마주하게 된다. 이 바람은 고정된 환경이 아니라, 하부의 기계 장치를 통해 생성되는 물리적 힘이다. 관람자의 위치와 이동에 따라 작동이 유도되며, 보이지 않는 흐름이 공간 안에서 하나의 방향성을 가진 힘으로 드러난다. 관람자는 이 힘을 단순히 느끼는 것이 아니라, 그에 맞서거나 통과하면서 다음 단계로 이동하게 된다. 이 과정은 ‘앞으로 나아간다’는 행위를 물리적인 저항과 함께 경험하게 만드는 구조를 형성한다. 상부에 도달하면 시선의 높이가 변화한다. 기존의 전시장에서는 고정된 눈높이에서 작품을 바라보게 되지만, 이 작업에서는 위치의 변화에 따라 시각적 기준이 달라진다. 같은 공간이라도 다른 높이에서 바라볼 때 전혀 다른 장면이 만들어지며, 관람자는 익숙한 환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인식하게 된다. 이 작업은 시각에만 의존하지 않는다. 얼굴과 몸으로 전달되는 바람은 촉각을 자극하고, 기계 장치의 작동은 청각적 요소를 형성하며, 전체 구조는 복합적인 감각 경험으로 확장된다. 무엇보다 이 작품은 관람자의 참여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. 누군가가 구조 위에 올라서고, 이동하고, 그 힘을 직접 마주할 때 비로소 작품은 완성된다. 결과적으로 이 작업은 이동, 저항, 감각, 시선의 변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하며, 관람자가 스스로 경험을 통해 인식을 전환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가진다.